경기북부이슈

양주 상여·회다지소리, 회암사지 왕실 축제서 재현.

“ 간다 떠나간다. 이승 길을 하직하고.” 회암사지 잔듸광장에 퍼져나간 상엿소리, 많은 시민들 즐겨

경기북부이슈 | 기사입력 2024/05/12 [18:36]

양주 상여·회다지소리, 회암사지 왕실 축제서 재현.

“ 간다 떠나간다. 이승 길을 하직하고.” 회암사지 잔듸광장에 퍼져나간 상엿소리, 많은 시민들 즐겨
경기북부이슈 | 입력 : 2024/05/12 [18:36]

 

▲ 상여 모습   ©


간다 떠나간다. 이승 길을 하직하고.”, “어허 어헤 어너리 넘차 어헤

  

선소리꾼의 요령 소리에 맞춘 앞소리와 상여꾼의 뒷소리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은 비와 심상치 않은 바람 사이로 구슬프게 퍼져나간다.

 

▲ 만장이 앞장서고 있다.  ©


망자의 덕, 선행 등 특별한 일을 적은 빨간 노랑 파란색 등 형형색색의 만장이 펄럭이며 망자가 가는 길을 수놓는다.

 

요령 소리, 앞소리와 뒷소리가 이어지면서 망자는 이제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북망산천으로 가는 길이 슬퍼서일까, 무서워서일까? 한 발짝, 한 발짝 가는 발걸음이 느리다.

 

▲ 칼을 든 방상   ©

 

상여 앞엔 망자의 혼을 실은 요여가 만장의 뒤를 따르고 잡귀와 부정을 몰아낸다는 방상이 두 눈을 부릅뜬 탈을 쓰고 창과 칼을 들고 걸음을 내디딘다.

 

상여를 뒤따르는 유가족들은 고개를 숙인 채 연신 곡소리다.

 

▲ 유족들이 슬품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


경기도 무형문화재인 양주 상여·회다지소리가 11일 양주회암사지 왕실 축제가 열리고 있는 회암사지 잔디광장에서 재현됐다.

 

양주 상여·회다지소리는 양주시 백석읍 방성리 고는말에 전승되어 오는 장례를 치를 때 부르는 상엿소리와 회다지소리다.

  

▲ 많은 시민들이 상여행렬을 지켜보고 있다.  ©

 

상엿소리는 상여를 메고 장지로 가면서 하는 소리이고, 회다지소리는 장지에서 하관 후 무덤을 다지면서 하는 소리를 말한다. 선율은 대부분 경조(경기민요)이고 메나리조(동부 민요조) 도 섞여 있다.

 

양주 지역에서 이러한 소리가 발달하게 된 데에는 옛 양주 지역에 동구릉, 태릉, 강릉, 양주 온릉 등 많은 왕릉이 들어서면서 여기에 양주 사람이 많이 동원됐고 이들에 의해 장례 절차나 소리의 전통이 전승돼 온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간다 떠나간다. 이승 길을 하직하고~”, “어허 어허리 넘차 어하로 이어지는 사이 슬픔과 절망은 엷어지고 위로와 새로운 삶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