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싶은 도시〕" 의정부에도 계족산 같은 황토길 만들 수 없을 까? "대전 계족산 황토길 연간 100만 명 이상 전국에서 몰려 ,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 …" 산림풍부한 의정부시도 벤치 마킹 했으면"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땅을 디디니 우선 발이 편안하고 시원하다. 발바닥에 와 닿는 흙의 촉감이 촉촉하고 부드럽다. 걷기가 한결 수월하다. 숲 향 가득 머금은 공기가 온몸에 와 닿는다.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지난 24일 첫 주가 시작하는 월요일 오전인데도 대전 대덕구 장동산림욕장 계족산 황토길 앞은 맨발 걷기를 하려는 사람들로 줄을 이었다. 너른 주차장이 어느 사이 꽉 찼다. 주말엔 차 댈 곳이 없을 정도란다. 경기, 경북 번호판의 관광버스도 여러 대 눈에 띈다.
폭염은 한풀 꺾였다지만 아직도 한 낮 기온이 27, 28도까지 올라가는 여름 속 이름만 가을이다. 밝은 황갈색 길이 산림욕장 입구서부터 임도 한쪽에 길게 나 있다. 두 사람 정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걸을 수 있는 폭이다. 해발 423m의 계족산을 중심으로 모두 14. 5km의 황토길이다. 길옆은 울창한 숲이다. 시원한 바람과 물소리, 새 소리를 벗 삼아 걷다 보면 가끔 다람쥐도 만난다.
대전의 향토기업인 선양소주 조웅래 회장이 계족산을 찾았다가 하이힐을 신고 산을 오르는 여성에게 운동화를 벗어주고 맨발로 걸은 뒤 그날 밤, 잠을 깊이 잔 것이 계기가 돼 맨발로 걷기 좋게 황토길을 만든 것이다.
그는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10억 원, 모두 180억 이상의 개인재산을 들여 황토를 깔고 뒤집고 물을 뿌려 관리해 걷기 좋게 만들었다.
대전시, 대덕구, 동구가 주차장, 화장실, 세족장, 정자 등 편의시설을 갖추면서 더욱 걷기 좋은 공간이 됐다.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데다 울창한 숲과 신선한 공기, 피톤치드 등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황토길 초입 주변에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잔디광장도 갖췄다.
4~10월까진 매주 토, 일요일에 해외유학파 명품 소프라노, 테너, 바리톤 성악가들이 펼치는 ‘ 뻔뻔(Fun Fun)한 클래식’ 숲속 음악회도 열린다.
남녀노소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한민국 최고의 맨발 걷기 명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맨발 걷기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면서 멀리 서울 등 수도권과 영호남 지역 등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다.
한 기업인이 작은 배려를 시작으로 민관이 협력해 20년 가까이 가꿔온 명품 걷기 길이 지역경제도 살찌게 하고 있다.
의정부시에도 중랑천, 부용천, 백석천변 산책로와 수변공원에 길게는 300m, 짧게는 1~2백m 정도의 황토길( 맨발 걷기 길)이 여기저기 조성돼 있다. 많은 비가 내리면 천변이 잠기면서 쓸려가는 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천변보다는 도심 산림공원인 추동공원을 활용한 맨발 걷기길(황토길)을 조성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의정부시 송산배수지 테니스장에서 효자 봉 밑 배드민턴장을 연결하는 황톳길을 개발하고 생태통로를 지나 무장애길 까지 연결해 맨발 걷기 길로 만드는 것이다.
평소에도 많은 시민이 찾고 있는 의정부시 도심 속 천혜의 추동공원을 맨발 걷기 에코힐링 코스로 개발해 수도권 걷기 명소로 키웠으면 하는 생각이다. 도심에 위치해 어디서나 접근성이 좋은 데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십 년 된 참나무를 비롯해 산림이 울창해 경관도 뛰어나다.
아니면 직동공원이나 자일동 산림욕장, 부용산이나 천보산 등 소풍 길 중에서도 적합한 곳을 찾을 수 있다. 14km의 계족산 황톳길 정도는 아니더라도 절반 정도의 맨발 걷기길(황토길)은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시는 걷고 싶은 도시를 민선 8기 후반기 최대 역점사업으로 각종 걷고 싶은 길 조성에 나서고 있다. 여기저기 찔끔찔끔 황토길이 아니라 제대로 만들어 수도권 맨발 걷기 명소로 키우면 별다른 관광자원이 없는 의정부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일기자 53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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