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이슈

의정부 청과야채시장 자리에 49층 주상복합아파트 들어선다.

'경쟁에 밀리고 어려워진 경기' 토지, 점포주들 건설사에 매각, 상인회도 시장폐지 신청…의정부시 " 폐지절차 중"

경기북부이슈 | 기사입력 2024/11/14 [10:43]

의정부 청과야채시장 자리에 49층 주상복합아파트 들어선다.

'경쟁에 밀리고 어려워진 경기' 토지, 점포주들 건설사에 매각, 상인회도 시장폐지 신청…의정부시 " 폐지절차 중"
경기북부이슈 | 입력 : 2024/11/14 [10:43]

 

▲ 의정부 청과야채시장 입구. "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50여 년 시민의 삶과 함께 해오던 의정부 청과야채시장이 사라진다시장이 있던 자리엔 중랑천을 바라보는 49층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선다.

 

구리 농수산도매시장과 대형마트 등에 밀리고 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힘들어진 청과야채시장 토지, 점포주들이 점포 등을 매각하고 상인들도 더는 영업을 하기 어려워지면서 시장 문을 닫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근 의정부 청과야채시장 입구와 아케이드 곳곳에는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을 환영합니다라는 의정청과와 지주단일동. 시행사인 도시와 미래() 이름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상인, 지주, 주상복합아파트를 추진 중인 시행사 간 아파트건축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음을 알리고 있다.

 

의정부시에 따르면 의정부 청과야채시장 상인회는 지난 10주상복합아파트 추진에 동의한다라는 상인들의 의견을 취합해 전통시장 폐지(인정취소)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정부 청과야채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장사도 안되는 데다 점포주들이 점포를 매각해 상인들도 전통시장 폐지에 동의했다라고 밝혔다상인회 63명 회원 중 70~80 % 정도인 40명 이상이 폐지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토지소유자 등도 비슷한 시기에 전체 토지소유자 5분의 4 이상 동의를 받아 전통시장으로 돼있는 도시계획시설을 폐지해달라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제안을 의정부시에 냈다

 

의정부시 해당 부서에서는 관련 부서 간 협의를 하고 있다전통시장 인정취소는 절차상 어려움이 없어 내년 상반기 안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의정부시 관계자는 전통시장 인정이 취소돼도 상인들이 영업은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도시계획시설 폐지는 의정부시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을 거쳐 올해 안으로 제안수용 여부를 결정하고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위한 의정부시 도시계획위원회심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전통시장 인정취소와 도시계획시설 폐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전통시장 기능이 살아있으면 도시계획시설 폐지가 어렵기 때문에 전통시장부터 먼저 취소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아무튼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 안으로는 의정부 청과야채시장이 법적으로 사라지게 될 상황이다이곳에는 493개 동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시행사는 토지매수 협의를 거의 마무리하고 계약금 지급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행사인 도시와 미래 관계자는 도시계획시설이 폐지되면 2026년 상반기 안으로 사업 승인을 받고 2026년 말에는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 의정부 청과야채시장 내부, 야채 점포가 가장 많다.

 

의정부 청과야채시장은 의정부시 의정부동 35- 12번지 일원 4289중랑천 변에 있다. 경기북부 최대 전통시장인 제일시장과 태평로를 사이에 두고 접해있다. 도소매를 겸한 과일야채 등 농산물과 수산물, 육류, 음식점, 카페 등 69개 점포가 A, B, C동 건물에 나눠져 있다.

 

1970년대 의정부제일시장 근처에서 과일과 채소를 팔던 28개 노점을 의정부시가 중랑천 변으로 이전, 집단화하면서 형성됐다. 도소매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해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경원 축 경기 북부 시군과 철원, 도봉 노원에서까지 찾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과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점차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9년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간판을 통일하는 등 새롭게 시장환경을 갖췄다. 2014년 전통시장으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전통시장으로서 기능마저 연접한 제일시장에 밀리면서 어려운 상황이다.

김동일기자 53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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