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이슈

[여행노트] 4월의 고창 속으로 '풍덩' ...1박 2일

고창읍성, 고인돌 유적지, 선운사, 미당 문학관, 청보리 밭, 무장읍성....수 천년 시간여행에서 수십만평 푸른 초장 힐링까지

경기북부이슈 | 기사입력 2024/04/22 [16:52]

[여행노트] 4월의 고창 속으로 '풍덩' ...1박 2일

고창읍성, 고인돌 유적지, 선운사, 미당 문학관, 청보리 밭, 무장읍성....수 천년 시간여행에서 수십만평 푸른 초장 힐링까지
경기북부이슈 | 입력 : 2024/04/22 [16:52]

▲ 고창읍성에서 바라본 시가지   ©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 고창 읍성은 고창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높이 4~6m에 이르는 1.68km 성 둘레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여유로움을 맛볼 수 있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가 하는 궂은 날씨에도 주차장엔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버스, 승용차,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고색창연한 석성과 새 생명을 듬뿍 머금은 신록, 아름다움을 뽐내는 철쭉, 알록달록 긴 우산 행렬이 4월 마지막 주말인 20일 고창성의 풍경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14C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았다고 하니 족히 500년은 넘었다.

 

북문 공북루, 서문 진서루, 동문 등양루 등과 석성이 원형 그대로 잘 보전된 완전한 형태의 읍성이다. 1965년 사적으로 지적됐다.

   

▲ 고인돌 공원앞에 있는 고인돌, 계산리에서 옮겨온 것이다.  ©

 

차량으로 20분 정도 이동해 찾은 곳은 세계문화유산 고인돌 유적지다. 고인돌 박물과 고인돌을 둘러볼 수 있는 고인돌 공원이다.

 

공원 앞엔 계산리에서 옮겨온 무게 90, 길이 6.5m, 너비 3.5m의 바둑판식 고인돌이 시선을 압도한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 지배자의 무덤으로 알려졌다. 고창읍 죽림리, 상갑리, 도산리 일대에 17백여 기가 흩어져 있다.

 

2000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노랗게 물든 유채밭 뒤로 펼쳐진 매산 산기슭의 고인돌 군이 수천 년을 뛰어넘어 다가온다. 선사시대로 시간여행은 고창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 선운사 경내 모습   ©

  

4월의 신록을 품에 안은 선운사는 어머니 품처럼 넉넉하고 여유롭다. 도솔천을 따라 길게 이어진 숲길은 저절로 발길을 옮기게 한다.

 

경내에 수없이 매달린 연등이 석가탄신일인 초파일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고 사무량심의 소리가 멀리까지 퍼져 나가는 듯하다.

 

대웅전 뒤뜰 천년고찰을 화마로부터 지켜온 500년 동백나무 숲은 꽃은 졌지만, 번들번들한 검푸른 녹색 잎을 두른 나무는 활기가 넘치고 강인해 보인다.

 

동백꽃은 가까이 보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백나무숲 앞에 내걸린 문구가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가랑비가 오락가락하는 도솔천 숲길을 그냥 걸었다.

키 작은 차나무도 수백 년 됨직한 거목 느티나무도 새잎을 틔웠다. 물 소리, 새 소리, 바람 소리도.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도 아름다운 신록 속에 저절로 묻혔다.

 

▲ 미당 서정주 분학관   ©

 

덜되어 부족하다.’ ‘ 부족한 인간이란 뜻을 지닌 미당(未堂).

고창이 자랑하는, 아니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서정시인 서정주의 호다.

그가 태어난 고창 부안면 선운리에 있는 서정주 문학관을 찾았다.

 

봉암초등학교 선운분교를 개보수해 만든 문학관 주변은 그의 시 세계만큼이나 서정적이다. 꾸밈없는 시골 자연 그대로의 멋스러운 농촌 마을이다.

 

이곳 질마재는 그의 시적 기반이 된 곳이다. 그는 자연과 조우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속물근성을 정화해 나가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냈다.

 

문학관을 둘러보면서 교과서 속에서 느낄 수 있었던 대시인의 체취를 조금이나나 맛볼수 있었다.

 

아내가 죽자, 곡기를 끊은 뒤 두 달 반만에 하늘나라에서도 함께했다는 문학관의 전시글을 읽고 한 관광객이 혼잣 말을 했다.

요즘 세상에 저런 사람이 있을 까요?”

 

복원한 생가도 지척에 있는데 둘러보지 못했다,아쉬웠다.

 

▲ 끝없이 펼쳐진 청보리밭  ©

  

이튿날 아침 수십 년 된 해송이 어울어진 산책길의 동호해수욕장 숙소를 떠나 청보리밭 축제가 열리고 있는 공음면 학원 관광농장을 찾았다.

 

20여 만평의 너른 푸른 초장은 옅은 안개까지 드리워져 신비롭기까지 하다. 확트인 시야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풋풋한 청보리는 보리 이삭이 패어 누렇게 익어가기 전까지 푸른색 때를 말한다.

이삭 긴 털에 빗방울이 맺혀 영롱하다.

 

2004년 시작된 고창 청보리 축제는 올해로 20년째.

해마다 평균 50만 명이 찾을 정도로 우리나라 제일의 경관 농업축제가 된지 오래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청보리밭음악

따뜻한 봄바람에 흩날리는 청보리의 모습이 오선 지위에 음표들이 춤추는 모양을 연상한다고 하여 선정했다.

  

▲ 청보리와 피아노  ©

 

20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이어진다.

 

신록의 향연이 끝없이 펼쳐진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보리밭 사이 황톳길을 걷다보니 언제 들어도 정다운 보리밭 노래가 나를 멈춘다.

 

고창군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 된 이 축제를 한 공무원이 고창군과 토지주의 회의적인 시각을 설득해 이뤄냈다니 대단하다.

  

▲ 무장읍성 모습   ©

  

올라오는 길에 포고문을 발표해 동학혁명이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대되는 기화점이 된 무장읍성을 들렀다. 

인구 17백여명인 무장면의 면사무소 소재지에 있다.

 

이 곳이 우리나라 근현대 시민 운동의 시작점인 역사적 장소라니 새삼 놀랍다. 민심은 곧 천심이다는 라는 말은 만고불변이다라는 생각이다.

   

12, 짧지만 고창의 매력에 흠뻑 빠진 4월 끝자락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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