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주먹도끼와 AI로봇이 함께 한 축제'제 31회 연천 구석기 축제, 어린이날 앞두고 수만 인파 ....구석기 퍼포먼스, 구석기 바비큐 인기
10만 년 전 구석기시대 주먹도끼와 21C 최첨단 과학의 산물인 AI 로봇이 함께한 축제였다. 연천 전곡읍 전곡리 유적지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제31회 연천 구석기 축제 이틀째인 4일. 축제장이 문을 연 오전 10시부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 온종일 이어졌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끝없이 몰려들었고 휴가 나온 군인까지 함께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주말이어선지 유모차를 끌거나 어린이 손을 잡고 나온 가족 단위 관람객이 특히 많았다.
30도 가까운 무더운 날씨에도 어린이들은 구석기 퍼포먼스를 함께하며 원시시대로 시간 여행을 하는가 하면 푸른 잔디 마당서 마음껏 뛰놀았다.
축제장에 들어서자마자 AI 로봇 강아지가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두 발을 딛고 일어서 어린이와 대화를 나누고 묻는 말에 대답한다.
원시시대 축제에 최첨단 AI 로봇 개의 환영 인사다.
AI 로봇 개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구석기 옷을 걸친 전곡리안이 이상스러운 말과 행동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구석기의 최첨단 주먹도끼를 사용하는 전곡리안과 21세기 최첨단 AI 로봇 강아지가 함께하는 퍼포먼스다.
1m가 넘는 나무 꼬치에 꽂은 연천산 돼지고기를 참나무 숯불에 직접 구워 먹는 구석기 바비큐는 이날 최고 인기. 개당 3천 원의 꼬치를 사려고 선 줄은 S자를 그리며 길게 늘어섰다.
한쪽에선 돼지고기를 막대기에 꿰어 꼬치를 만드느라 잠시 눈을 돌릴 틈도 없다. 이를 사 들고 참나무 숯불 앞에 쪼그리고 앉아 메케한 연기 속에서 구우면서도 기쁜 표정이다.
그런 뒤 온 가족이 여기저기서 긴 막대기 돼지 꼬치구이를 맛있게 먹는 모습은 연천 구석기 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
주먹도끼 업플링, 바람개비 만들기 등 만들기 체험 공간과 친환경 재료로 제작한 소품으로 구성한 놀이마당의 구석기 놀이터와 어린이 전용 에어바운스, 레고 체험장도 어린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의 인기를 끌었다.
바람개비 만들기 체험존과 레고 어린이 놀이터는 대기 줄이 길게 이어졌다.
축제장을 벗어나 선사 산책로 부근에 있는 전곡리 선사박물관도 구석기 축제 기간 무료로 입장하면서 사람이 몰렸다. 1979년 발굴된 연천전곡리유적과 기록 등 유적의 의미, 중요성과 현대 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로까지 인류의 진화 과정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에 축제장 곳곳 나무 밑 그늘에는 돗자리가 펴졌고 일부 시민들은 텐트까지 쳐 놓고 즐겼다.
축제 입장료 5천 원을 지역화폐로 되돌려 주면서 푸드존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다. 행사장 밖 매표소 주변에 자리한 연천 막걸리, 율무, 쌀 등 연천 특산품을 판매하는 각종 이벤트 코너도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주먹도끼 만들기, 구석기 의상 체험, 막집 만들기, 구석기 활쏘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선사 체험 마을은 동굴벽화 탁본 제작 등 1~2개 프로그램만 운영해 이곳을 찾은 많은 시민들이 아쉬워했다.
연천군 관계자는 “ 평소에는 운영했으나 축제 기간에는 몰려드는 관람객을 감당할 수 없어 잠시 중단했다”라고 밝혔다.
축제장 곳곳에 안전관리 담당자 전화번호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리고 진행요원들이 배치돼 안전, 질서유지에 나섰다. 하지만 수많은 사림이 오가는 축제장 내부에까지 많은 차량이 들어와 주차해 있는 등 허술한 안전관리도 목격됐다.
한 관람객은 “세계 최대규모이고 대한민국의 대표 선사 문화축제라는 연천 구석기 축제가 너무 상업적으로 변질되는 모양새다. 자칫 구석기를 앞세운 먹고 노는 축제로 변할 수 있다. 선사 문화를 주제로 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행사의 비중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천 구석기 축제는 6일까지 이어진다. <저작권자 ⓒ 경기북부이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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