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상여·회다지소리, 회암사지 왕실 축제서 재현.“ 간다 떠나간다. 이승 길을 하직하고.” 회암사지 잔듸광장에 퍼져나간 상엿소리, 많은 시민들 즐겨
선소리꾼의 요령 소리에 맞춘 앞소리와 상여꾼의 뒷소리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은 비와 심상치 않은 바람 사이로 구슬프게 퍼져나간다.
망자의 덕, 선행 등 특별한 일을 적은 빨간 노랑 파란색 등 형형색색의 만장이 펄럭이며 망자가 가는 길을 수놓는다.
요령 소리, 앞소리와 뒷소리가 이어지면서 망자는 이제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북망산천으로 가는 길이 슬퍼서일까, 무서워서일까? 한 발짝, 한 발짝 가는 발걸음이 느리다.
상여 앞엔 망자의 혼을 실은 요여가 만장의 뒤를 따르고 잡귀와 부정을 몰아낸다는 방상이 두 눈을 부릅뜬 탈을 쓰고 창과 칼을 들고 걸음을 내디딘다.
상여를 뒤따르는 유가족들은 고개를 숙인 채 연신 곡소리다.
경기도 무형문화재인 양주 상여·회다지소리가 11일 양주회암사지 왕실 축제가 열리고 있는 회암사지 잔디광장에서 재현됐다.
양주 상여·회다지소리는 양주시 백석읍 방성리 고는말에 전승되어 오는 장례를 치를 때 부르는 상엿소리와 회다지소리다.
상엿소리는 상여를 메고 장지로 가면서 하는 소리이고, 회다지소리는 장지에서 하관 후 무덤을 다지면서 하는 소리를 말한다. 선율은 대부분 경조(경기민요)이고 메나리조(동부 민요조) 도 섞여 있다.
양주 지역에서 이러한 소리가 발달하게 된 데에는 옛 양주 지역에 동구릉, 태릉, 강릉, 양주 온릉 등 많은 왕릉이 들어서면서 여기에 양주 사람이 많이 동원됐고 이들에 의해 장례 절차나 소리의 전통이 전승돼 온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간다 떠나간다. 이승 길을 하직하고~”, “어허 어허리 넘차 어하”로 이어지는 사이 슬픔과 절망은 엷어지고 위로와 새로운 삶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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