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는 지역화폐 충전하기가 왜 이렇게 힘들어요?”의정부시 재정위기속, 올 지역화폐 예산 자난해 40% 수준....매달 충전 첫날 오전 8시 이전 소진돼
매달 초가 되면 의정부시청 지역화폐 담당자는 시민들로부터 이러한 전화를 수없이 받는다.
의정부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지역화폐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올 예산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 충전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매월 한도액이 소진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돈이 없어서다.
의정부시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에서는 지역별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의 실질적 매출 증대, 지역경제 선순환을 위해 지역 내에서 사용하는 대안화폐로 경기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의정부 사랑 카드, 남양주시 탱규 페이-N, 양주시 사랑 카드 등이다.
시민들이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최대 6-10%의 추가 인센티브(지자체마다 다름)혜택을 받고 3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서 인기다.
경기 지역화폐 앱을 설치해 카드를 발급받고 매달 한도액 이내서 충전해 사용하면된다.
의정부시는 의정부 사랑 카드 충전한도액이 월 30만 원으로 30만 원을 충전하면 인센티브 6%인 1만 8천 원이 더해져 31만 8천 원을 현금처럼 지역 내 경기 지역화폐 가맹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의정부시 지역화폐 예산은 지난해만 해도 43억 2천만 원으로 월평균 3억 6천만 원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올 지역화폐 예산은 17억 원으로 지난해 39%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월평균 1억 4천만 원 정도다.
의정부시의 1인당 최대 충전액 30만 원의 인센티브 1만 8천 원으로 계산한다면 7천 7백 명 정도가 충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매달 새롭게 충전해야 하는 첫날 자정부터 오전 8시 이전이면 의정부시는 지역화폐 인센티브 충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인근 남양주시가 당월 20일 이후에도 충전이 가능할 정도로 충전 걱정을 하지 않고 10%인센티브인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대조적이다.
지역화폐 사용액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경기도가 집계한 올해 들어 3월까지 지역화폐 누적 사용액은 의정부시가 115억 3천 4백만 원인 반면 인구수가 비슷한 김포시는 380억 9천 4백만 원으로 3배 이상이다.
의정부시보다 인구수가 적은 양주시가 165억 3천 8백만 원이고 구리시는 241억 2천 9백만 원 수준으로 의정부시보다 훨씬 많다. 의정부시 인구의 4분의 1 수준인 동두천시도 50억 1천 7백만 원이고 연천도 36억 8천3백만 원에 이른다.
인구 46만인 의정부시의 지역화폐 인센티브 예산이 얼마나 초라한지 알 수 있다.
지역화폐 인센티브도 의정부시는 6% 월 1만 8천 원인 데 반해 양주 7% 월 3만 5천 원, 동두천 10% 월 5만 원, 연천 10% 월 7만 원이다.
경기도가 최근 각 지자체의 지역화폐 충전 한도를 높이는 ‘장바구니 채우기 통큰 지역화폐’ 계획을 발표했는데도 의정부시는 예산이 없어 충전한도액을 30만 원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인센티브를 현재 6%에서 7%로 1%로 올릴 계획이다. 대신 추석 설날 명절 10%인센티브를 없애기로 했다.
한 시민은 “ 매달 첫날은 새벽에 의정부 사랑 카드를 충전하고 있다. 그 이튿날 충전하려면 다 소진돼 할 수 없다. 의정부시가 왜 이렇게 가난한 지자체가 됐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 시민들로부터 충전이 제대로 안 된다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 돈이 없다.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리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기북부이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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