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근 시장이 지난 4월 29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의정부시청 국장이었다가 최근 퇴직한 K씨가 시민의 자격으로 김동근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공무원 등의 선거 관여 등 금지)로 고발했다.

국민의 힘 소속인 김동근 시장이 지난 총선 직전 JTBC 문화복합단지 도시개발사업의 의혹 관련 보도에 대한 의정부시가 만든 반박 보도자료 배포를 막아 22대 총선 의정부지역에 출마한 같은 당 소속 대학 후배인 L 씨에게 유리하도록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26일 K 씨는 이러한 내용의 고발장을 16일 의정부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했고 23일 선관위로부터 의정부경찰서로 넘겼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K 씨에 따르면 JTBC는 올 2월 16일 '공공 사업하라고 GB 풀어줬더니 1천억 원 올려 땅장사' 라는 제목의 의정부 문화복합단지 도시개발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핵심은 의정부시가 공공사업 진행을 못하면 GB 환원이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과 땅을 10년 안에 팔면 매입원가로만 팔기로한 조건을 어긴 것, 뽀로로 테마파크 스마트 팜 등 중심 사업이 GB해제후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 등이다.

국민의 힘 의정부을 22대 총선 후보 경선에 나섰던 L 씨는 당시 의정부 문화복합단지 도시개발사업 의혹을 선거 이슈화하고 이를 내용으로 하는 책을 출간해 출판 기념회까지 하면서 표심 몰이를 하는 상황이었다.

JTBC 보도가 나가자, L 씨는 2월 19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문화복합단지 도시개발사업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JTBC보도 파장이 커지면서 의정부시 해당 부서는 2월 23일 ‘공공사업 진행을 못하면 GB 환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라는 등 JTBC 보도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보도 바로잡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만든다.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다. 해당 부서 관계자는 과장의 결재를 받아 의정부시 홍보부서인 시민 소통담당관실로 넘겼다. 통상 관련부서에서 보내온 보도자료는 자구 수정 등을 거쳐 출입 기자를 비롯한 언론사에 배포된다. 하지만 JTBC 보도 반박 보도자료는 배포가 보류됐다.

L 씨는 2월 25일 국민의 힘 공천관리위원회 1차 경선결과, 의정부을 선거구 본선 국민의 힘 후보로 확정된다.

이후 김동근 시장은 4월 29일 기자회견에서 JTBC 보도 반박 자료가 보류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설명했다.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사항으로 과장 전결사항이라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시가 어떤 대응 방침을 생각하고 하는 것은 과장 전결로 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인 것이다" 라며 " 그 때 내가 이것을 보류했으면 싶었던 것은 사업주체가 해명해야기 때문이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사실상 보도자료 배포를 막은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고소인은 ”당시 선거 국면에서 같은 당 소속 시장이 문화복합단지 도시개발사업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면 그동안 줄곧 문화복합단지 도시개발사업 관련 의혹을 제기해 온 L 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경쟁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시장과 L 씨는 대학동문 선후배 사이로 2022년 6월 지방선거전까지 국민의 힘 갑, 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고소인은 ”김동근 시장이 선거 국면에 영향을 줄 보도자료를 보류시킨 것은 공무원으로서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명백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법 85조는 공무원 등 법령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공무원 등의 선거 관여 등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K 전 국장은 캠프 카일 도시개발 특혜의혹과 관련 감사원의 감사로 고발 조치 돼 기소됐으나 최근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K 전 국장은 김동근 시장취임 뒤 2년 가까이 무보직 상태로 있다가 지난 6월 말 퇴임했다.

김동일기자 535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