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표 현장행정에 의정부시청 직원들 '죽을 맛'현장 시장실, 동근 소통, 권역 현장 티타임 등 관련 민원에 시달려, 내부통신망에 하소연 글 …부시장 주재 대책회의
여기에 민선 8기 내내 계속된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감사와 사직당국의 수사를 지켜본 직원들이 개발 부서나 업무를 기피하고 법대로만 하겠다는 소극적 행정에 복지부동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의정부시와 공무원 등에 따르면 최근 의정부시청 공무원들의 내부 통신망에 익명으로 올린 한 직원의 현장 시장실 등과 관련해 커진 업무 부담에 따른 호소의 글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고유업무에다 현장 업무, 각종 회의가 많아지면서 자료 등 준비와 이에 따른 민원 처리 등으로 시달린다”라는 것이 요지다.
의정부시는 부시장 주재로 관련 부서 장과 권역 국장, 의정부시 공무원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례적인 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의정부시 공직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의정부시청 공직사회에서는 이러한 목소리가 민선 8기 후반기 들어서 표출된 것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의정부시 A 과장은 “ 현장행정과 회의는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고 예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우리들은 바보처럼 참고 견디어왔지만, 개인이 중요한 MZ세대들은 다르다. 업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작은 것도 큰 소리를 내는 MZ세대의 특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소리다.
비단 이것 때문일까? 의정부시청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 민선 8기들어 시민과의 소통을 늘리려다 보니 현장 시장실, 동근 소통, 권역 현장 티타임 등 현장 행정이 하나씩, 하나씩 늘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실무 담당 공무원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훨씬 커졌다는 것이다.
B 과장은 “ 주민들과 접촉하는 현장 행정을 강화하면서 각종 건의 사항과 민원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시장은 검토해 해결 방안을 찾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하지만 결국 해결의 일차적인 책임은 실무담당자들 아니냐? 이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서 내부 통신망에 대책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의정부시청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 도로, 하천, 공원, 청소 관련 등 특정부서에 민원 업무가 깔때기처럼 몰린다. 고유업무에다 인력과 예산은 한정돼 있고 하나하나 조치 결과 보고 등 자료화해 사후관리를 해야 한다. 민원 건수가 늘어나면서 일선 담당자들이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긴급회의선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전임시장 때부터 지속돼 온 고산동 복합문화단지와 캠프 카일, 나리벡시티 등 각종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담당 직원 고발, 사직당국의 수사가 의정부시 공직사회에 큰 영향과 변화를 주고 있다.
개발과 민원이 많은 부서를 피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업무를 담당하더라도 법대로만 하겠다는 소극적 자세가 심화하고 있다. 개발부에서의 근무하는 C 직원은 “ 1년 넘게 감사원 감사 등으로 시달렸다. 적극적 행정은 문제가 됐을 땐 특혜다. 누가 맡든 자유로울 수 없다.”라고 말했다.
D 국장은 “ 이러한 분위기 탓인지 일방적이고 부당한 지시는 따르지 않는 것은 물론 책임이 뒤따르는 업무를 피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 김동근 시장도 답답할 것이다. 갈 길은 바쁜데 지시는 해도 이행은 잘 안되고. 최근 내부 통신망 사태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누적된 공직사회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사 불만을 가장 큰 요인으로 들었다. “열심히 일하는 데 따른 보상인 승진 등 인사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다는 간접증거다”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당근은 없고 채찍만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D 국장은 “ 보직 경로가 무시된 들쭉날쭉 원칙 없는 승진 등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 어떤 때는 승진 서열이나 보직 경로를 감안하고 어떤 때는 무시하고 종잡을 수 없는데 불만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단기 보임 전보 제한이나 퇴임 6개월 미만의 인사를 승진시키는 불합리한 인사 관행이 되풀이되고 특정 학교인맥이 우선되는 가 하면 인사 배후로 특정인이 지목되는 등 합리적이고 투명하지 못한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근 시장은 취임 직후 의정부시의 낮은 내부 청렴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원인으로 인사 공정성 문제를 들었다. 김 시장은 “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평가받는 인사시스템을 구축해 반드시 보상받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의정부시 공무원노조는 “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민주적인 원칙에 의해 능력이 있는 인재의 우선 승진과 직렬별 형평성을 고려한 인사를 해달라”고 요청했었다.
한 지역정치인 E 씨는 김동근 시장의 업무 스타일도 이번 내부 통신망 사태의 한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 김동근 시장은 자신이 최고라고 여기는 고시 출신의 전형적인 행정관료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회의는 맨날 하면 뭐하냐? 일방적 지시이고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라고 꼬집었다.
한 간부 공무원은 “ 이번 내부 통신망에 올라온 글은 안병용 시장 임기 말 내부 통신망에 올라온 ‘ 당신은 더 이상 우리의 지도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연상케 한다.”라고 지적했다.
의정부시청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일선 실무자들의 어려움을 시장에게 전달하고 부시장 주재 회의에서도 알렸다. 개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김동일기자 53520@naver.com <저작권자 ⓒ 경기북부이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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