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일 시험운행을 앞두고 시설개량공사를 마친 교외선 의정부 신촌 건널목 일대

교외선 재개통이 불과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의정부시민들의 숙원인 의정부 구간 역 추가 신설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정부시가 재정 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역 신설을 위한 국가철도공단의 타당성 검증 용역비 1억 4천만 원을 지난 제2회 추경 예산안에 반영조차 못 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에 따르면 오는 연말 재개통할 교외선 의정부 구간인 양주 송추역서 의정부역 사이 8.6km는 교외선 종점역인 의정부역을 제외하곤 역이 없다. 

교외선 선로가 지나는 가능동을 비롯한 녹양, 의정부동 일대 주민들은 “ 운행 중단뒤 20년 가까이 지나면서 도시환경이 크게 바뀐 만큼 의정부구간에 추가역 신설이 필요하다”고 민원을 제기해왔다. 지역정치권도 가세했고 민선 8기 시장으로 출마한 김동근 시장도 역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의정부시는 지난 2022년 4월 자체적으로 신촌 로터리, 경민대 앞, CRC 앞 등 세 곳을 놓고 신설 역 타당성 조사를 해 CRC 앞이 B/C 1.0 이상으로 적합한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역 신설승인을 받으려면 철도공단의 타당성 검증 용역을 통과해야한다. 의정부시가 한 타당성 용역과 별도로 철도공단이 용역을 해, 경제성이 입증돼야 한다. 용역비용은 원인자인 의정부시 부담이다.

의정부시 실무부서에는 이에 필요한 용역비 1억 4천만 원을 지난 7월 제2회 추경 예산안에 세우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재정 상황이 어려운 의정부시는 각 부서에서 요구한 용역비를 우선해 추경예산안 편성에서 제외했고 교외선 추가 역 신설 용역비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있은 의정부시의회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 상정조차 안 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반면, 김동근 시장이 지난 7월 발표한 의정부 비즈니스 콤플렉스(UBC) 개발 사업을 위한 용역비 8억 원은 2차 추경안에 편성돼 의회에 상정됐으나 ‘ 타당성 부족, 시민과 의회와 소통 없는 갑작스러운 사업 등’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

자체 타당성 용역까지 해 경제성까지 확인되고 주민들이 수년 전부터 요구해 온 역 신설을 위한 철도공단 검증 용역비 1억 4천만 원은 예산안에 반영도 안하면서 시장이 갑자기 들고나온 의정부 비즈니스 콤플렉스(UBC) 개발 용역비 8억 원은 편성해 의회에 심의를 요청한 것이다.

어느 것이 불요불급한 사업인지 누가 봐도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의정부시가 스스로 세운 원칙과 기준을 어기면서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살만하다.

오범구 의정부시의원은 지난 6월 있은 의정부시의회 행정감사에서 “ 지난 2022년 역사신설을 위한 자체 타당성 용역 결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도 그동안 추진하지 않고 있다가 올 연말 개통을 앞두고 다시 용역을 한다니 그동안 시간만 허비한 것 아니냐?”고 의정부시의 안일함을 추궁했었다.

오 의원이 " 안일하다" 고 추궁한 그 용역조차 의정부시는 어려운 재정을 핑계로 예산안에 편성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 교외선 의정부 구간 역 추가 신설에 대해 한국철도공사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역을 신설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검토하고 있다”라는 궁색한 답변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교외선은 연말 운행 재개를 앞두고 10월 1일부터 시험 운행에 들어간다. 10, 11월 두 달간 시험 운행을 거쳐 12월 말께부터는 정식 운행할 것으로 보인다.

디젤기관차가 하루 20회 운행한다. 정차역은 대곡, 원릉, 일영 등 고양 구간 3곳, 장흥 송추 양주 구간 2곳, 의정부역 의정부 구간 1곳 등 모두 6개 역이다.

김동일기자 53520@naver.com